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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노랑머플러 2012. 2. 19. 00:11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며칠간의 여유가 생겨, 오랜만에 남쪽으로 내려가고 싶어졌다. 삭막한 널다리를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다.
윗지방에서 버스를 탈땐 항상 공기가 텁텁하고 멀미가 나곤했는데, 남쪽으로 향하는 버스는 왜이리도 가볍고 상쾌한 기분이 드는지.. 창 밖을 보니 불그스름한 해가 저물고 있었다.

몇시간이나 걸려 드디어 그곳에 도착했다. 버스문을 나와 첫발을 내딛는 순간,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와 나의 얼굴을 간지럽힌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그림자들이 사라진것 같다.

오랜만에 물소리가 듣고 싶었다. 그곳은 어릴적에 보았던 그모습과 변함이 없었다. 밤인데도 불구하고 강물이 환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보름달이 둥실 떠있었다. 커다랗고 노란 먹음직스런 보름달..

강물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온다. 강 한가운데엔 동그란 보름달이 걸려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그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다. 그냥 달이 떠서 전화했다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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